7기 정진환
‘근데 너 MBTI가 뭐야?’ 요즘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하면 으레 나오는 말이다. 이 글을 쓴 저자 본인은 사실 요즘 이렇게 MBTI가 유행이기 한창 전에 2019년도에 처음 MBTI에 대해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 당시 인터넷으로 들어가 간단히 검사를 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어 검사를 했었고 검사 결과에는 상당히 만족했었다. 나는 그 당시에 INTJ가 나왔었고 그 후에도 가끔 검사를 했었는데 ISTJ가 나올 때도 있었고 INTJ가 나올 때도 있었다. 검사 결과에는 나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나와 같은 MBTI유형을 가진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거기에 나온 인물들은 나에게 좋은 기분을 선물해 주곤 했다.
그 당시에 나의 자기 만족에만 머물던 MBTI가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가 된 것 같다. 도대체 MBTI 무엇이고 어떤 힘을 가졌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때로는 의미가 있다고 믿는 성격 유형 검사가 된 것일까?
MBTI란?
MBTI는 마이어스-브릭스 성격 유형 지표(Myers-Briggs-Type Indicator)를 줄인 말로 이 성격 방식을 만든 캐서린 브릭스(Katharine C. Briggs)와 그의 딸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Isabel B. Myers)의 이니셜을 따서 만든 이름이다. MBTI는 일련의 질문에 대해서 자신에게 가까운 쪽으로 답하며 그 결과를 4가지의 각각의 기준을 가지고 분류하여 본인이 총 16가지 유형의 성격 유형 중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알려주는 검사이다.


그림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 에너지의 방향이 바깥을 향하여 폭넓은 관계를 지향하는 외향형(E)과 에너지의 방향이 자신을 향하여 좀 더 깊은 관계를 내향형(I),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에 따라 감각형(S)과 직관형(N), 결정 방식에 따라서 사고형(T), 감정형(F), 삶의 패턴에 따라서 판단형(J), 인식형(P)으로 구분하여 총 16가지의 유형을 나누게 된다. 각각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아래 표에 적어두었다.

성격을 구분하는 이러한 기준 중 E/I, S/N, T/F는 캐서린 브릭스가 칼 융의 성격 철학에 깊은 감명을 받아 따온 것이고 J와 P의 경우 이사벨이 자신의 판단에 의해서 추가한 것이라고 한다.[1]
MBTI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MBTI의 시작은 세계 2차 대전 전이였다. 케서린은 상당히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요구하는 여성의 모습에 충실한 여성이었다. 케서린은 이사벨을 낳아 키우면서 자신의 교육에 따라서 아이의 재능과 미래가 정해진다고 믿었고 이를 철저하게 실행하기 위해서 어린 시절부터 이사벨을 철저히 교육시켰다. 그 과정에서 케서린은 이사벨이 어떤 아이인지 판단하는 카드를 만들기도 했다. 이는 아마도 MBTI가 매우 단순한 형태의 16가지 유형으로 나뉘게 된 것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된다.[1]
이사벨은 케서린이 의도한 대로 똑똑한 여성으로 자랐고 대학을 가게 된다. 케서린은 이사벨을 너무나도 열정적으로 학습하고 신경을 쓴 나머지 이사벨이 대학을 가기 위해서 집을 떠난 후, 공허함으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는데, 이때 어떤 계기로 다시 자신의 온 열정을 쏟아부을 대상을 찾게 되는데, 그게 바로 칼 융의 성격 철학이었다. 케서린은 융이 설명하는 성격 유형을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고 예측하는 대에 적극적으로 이용했으며, 나아가 간단한 답변만으로 자신의 성격 유형을 알 수 있기를 바라며 설문지를 만들게 되었고 이러한 자신의 노력을 보여주기 위해 직접 칼 융을 만나러 가기도 한다.[1]
이사벨은 이러한 케서린의 열정적인 작업에 대해서 별로 탐탁지는 않아했다. 케서린이 성격 유형을 거의 종교처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서린이 치매에 걸리면서 어머니의 작업을 이어 받았고, MBTI가 대중성을 얻고 오늘날의 형태를 가지게 된 데에 큰 기여를 했다. 이사벨은 본인의 판단하기에 판단형과 인식형을 구분하는 속성을 추가했을 때 다른 속성을 보완한다고 판단하여 오늘날과 같은 4글자 형태의 MBTI를 완성했다. 그리고 MBTI를 통해 성격을 확인함으로서 좀 더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직장에서 찾을 수 있기를 바랐고 이것이 기업의 생산성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 부분을 강조하여 설문조사지를 홍보하였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1]
한편 이사벨은 MBTI가 과학적인 근거를 얻기를 바랐으며 이를 위해서 미국의 교육평가원과 협력하여 MBTI가 적절한 성격 평가도구임을 증명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그때 이사벨의 나이가 대략 50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여성이었기 때문이었을지, 아니면 이사벨이 교육평가원의 직원들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에 의한 좋지 않은 관계 때문일지, 아니면 그녀가 심리학적 기반에 대해서 전혀 기초가 없는 아마추어였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교육 평가원에서는 MBTI에 대해서 혹평을 쏟아내었다. 이 혹평의 경우 MBTI에 대한 비판에서 좀 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다.[1]
MBTI는 그렇게 출판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 하였으나 메리 맥카울리(Mary H. MaCaulley)가 MBTI 설문지를 통해 본인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받고 인상을 받은 나머지 이사벨을 찾아왔고 이 두 사람이 함께 노력하여 결국 MBTI를 정식 출판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전해지게 되었다. ‘성격을 팝니다’에 나온 바에 따르면 그 당시의 의사들은 성격에 대해서 질병의 시선으로 바라본 것 같다. 그래서 유별난 성격에 대해서 비정상인과 같은 취급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MBTI는 16가지의 유형이 모두 존재하고 각자의 특징을 가지는 전혀 문제 없는 사람들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는 점에서 기존에 성격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일종의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1]
MBTI는 그럼 왜 이렇게 인기를 얻게 되었을까?
MBTI는 이런 과정을 거처 살아남았고, 오늘날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럼 MBTI는 왜 이렇게 인기를 얻게 되었을까? MBTI가 이렇게 인기를 얻게 된 주요한 이유는 불확실성을 확실하게 줄여주는 도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Youtube 등의 소셜 미디어를 통한 밈의 확산이 결합하여 더욱 인기를 얻다고 생각한다.
MBTI는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도구이다
인간을 비롯한 다른 동물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에 대해서 대응해야 하고 인간의 경우 특히나 복잡한 인간관계가 이러한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 그런데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 본능이 여럿 내재되어 있다. 예를 들어 호기심과 모험심은 모든 생물체에 존재하는 본능이다. 이러한 감정은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여서 미래에 닥칠지도 모르는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정보 탐색 메커니즘이라는 주장이 존재한다.[2] 또한 사람을 대상으로 기대값이 같은 금액 두 가지를 두고 선택하라고 했을 때 불확실성이 낮은 쪽을 선택하는 쪽이 높다는 실험결과도 있다.
기본적으로 성격검사는 개인의 입장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인이 내재하고 있는 불확실성을 해결한다. 생각해보라 자신이 어떤 것을 추구하고 어떤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 사실 자신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리고 이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더더욱 적다. 그런데 MBTI는 마치 명함처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아주 간단하면서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도구이다. 이는 자기 자신에게 가지는 불확실함을 해결해주면서 동시에 타인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생기는 곤란함을 해결해줄 수 있다.
MBTI는 타인의 행동을 쉽게 예측할 수 있게 해주어 인간관계에서의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MBTI가 가지고 있는 단순한 표현 방식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판단할 때 고려해야할 경우의 수를 줄여 준다.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서 16가지 경우의 수로 낮아진 것이다. 그리고 단 4개의 글자만으로 사람의 복잡한 성격과 행동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준다. 이는 각 유형별로 어떻게 행동을 하며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되어 자신과 비슷하지 않은 대상에게도 공감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지닌다. 이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정신적인 비용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주기 때문에 MBTI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성의 감소는 단순히 개인,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회사는 직원을 뽑고 급여를 주면서 투자하는 비용보다 더 많은 효용을 얻어야 지속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직원이 뽑혔는지는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이다. 이사벨이 주장한 바처럼 한 직원의 성격에 따라 적합한 일이 달라질 수 있다고 회사는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는 복잡한 유기체와 같은 존재로서 복잡한 근거를 가지고 한 명의 직원의 역량과 적성을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생길 수 있다. 여기에서 MBTI는 성격이라는 하나의 요소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엄청나게 줄여주기 때문에 회사로서는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최근에는 알바를 뽑을 때 MBTI의 유형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3] 그리고 이사벨이 MBTI를 널리 퍼뜨리기 위해 열심히 홍보를 하던 그 당시에도 MBTI를 근거로 사람을 뽑고 배치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흐름은 고용시장에 나와있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MBTI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면서 MBTI가 한층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MBTI의 유형화와 소속감
또한 MBTI는 이렇게 이상한 사람들로 분류되었던 사람들에게 그들과 비슷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이들은 4개의 알파벳이라는 상징을 가진 집단에 속하게 된다. 전혀 공통점이 없는 사람들이더라도 MBTI의 4 글자만 같으면 서로 비슷한 사람이고 마치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처럼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은 인간의 본능 중 하나인 소속감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킨다.[4][5] 이렇게 서로 간에 유대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게 된 것은 MBTI가 특정 성격을 가지고 있는 집단을 요약하면서 동시에 상징화 할 수 있는 4개의 글자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만약에 간단하게 유형화시키지 않았다면 본인을 더 잘 파악하는 것으로서는 잘 기능했을지 모르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끼리 공통점을 이야기할 때 MBTI만큼 명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MBTI의 유형화와 밈
이러한 MBTI의 상징화는 오늘날 Youtube등의 소셜미디어를 타고 밈의 일부로서 굉장히 많이 소비되는 데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각각의 유형이 성격을 대표하는 알파벳이어서 이미 의인화가 가능하면서 동시에 매우 간단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특정 성격은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전달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또한 이런 캐릭터들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MBTI에 대한 선호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선호는 Youtube에서 더욱 많은 영상들이 많음은 물론 이러한 유형화는 각 MBTI 유형에 대해 고정관념을 강화시킬 수도 있어 이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도 존재한다.

이처럼 MBTI는 16가지의 유형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불확실성을 줄여줌과 동시에 사회적인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에 도움을 주면서 소셜 미디어의 바람을 타고 오늘날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과 MBTI의 신뢰성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실제로 MBTI는 만들어지고 미국 교육평가원에 의해서 배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는데 과연 어떤 비판을 받았고 그 이외에도 어떤 비판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MBTI를 둘러싼 비판
MBTI는 대중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비판도 많이 존재한다.가장 흔한 비판은 심리 검사들에게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자기 보고식 검사 방식의 한계이다. 실제 자신의 모습과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 이외에도 다양한 비판이 존재한다. 이러한 비판들 중에 이론적 배경, 통계적 문제, 예측의 여부, 바넘 효과 등을 차례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빈약한 이론적 기반
MBTI는 일반적으로 융의 철학을 기반으로 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사실 검사를 통해서 알 수 있는 부분은 단순히 사람이 많은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일 뿐 융의 철학에서 이야기하는 진정한 내향과 외향의 의미를 담아내지는 못한다. 융은 내향적인 사람을 자기 자신에게 관심이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판단을 할 때 주관적 요인을 기준으로 하고, 문제를 해결할 때에도 자기를 개발하려고 매진한다. 그리고 생각의 뱡항이 자신에게 향하다보니 자기 중심적 사고를 하기도 쉽다고 한다.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단순히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관심의 방향이 밖에 있다는 의미이며 객관적인 조건에 의해 판단을 내리고 다양한 상황에 맞는 다양한 패르소나를 준비해두고 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주변에 영향을 받다보니 주변과 다를게 없는 그런 사람이 되기 쉽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러한 깊이 있는 설명을 MBTI의 검사를 통해서는 전혀 반영할 수 없다는 비판이다. 이러한 문제는 설문조사를 쉽게 하고 사람들이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MBTI가 단순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사벨이 철학적, 임상적 근거 없이 임으로 마지막 유형인 J와 P를 추가한 것도 이론적 배경에 전혀 기댈 수 없는 연구임을 보여주기도 한다.[1]
실제 데이터를 반영하지 못하는 유형화
MBTI의 이론적 배경의 취약성과 더불어 제시되는 문제점으로는 칼로 자른듯한 유형화에 있다. MBTI를 만든 캐서린과 이사벨은 각각의 유형이 마치 생물학적 종이 구분되듯 성격이 종처럼 구분되며 태어날 때의 MBTI 유형이 평생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에 대해서 교육평가원에서 함께 일을 했던 존 로스는 비판했다. 그리고 불변하는 성격 유형 검사로 할 것이 아니라 바뀔 수 있는 선호 유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나 이렇게 명확하게 나눌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중간 정도의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가장 많다는 점에 있다. 이사벨은 MBTI가 명확하게 유형으로 나누어진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 각 유형이 쌍봉 분포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아마도 여러번 조사를 한 사람 중에 결과가 매번 다르게 나오는 사람들도 생겼던 것일 수도 있다.[1]
부족한 예측력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MBTI가 잘 맞는 것 같다고 느낀다. 하지만 실제로 MBTI의 예측력은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당시 교육평가원의 로렌스 스트리커는 외향성 내향성은 수다스러운지만을 예측할 뿐이었고, 직관형과 감각형은 진보와 보수만을 예측할 뿐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럼 왜 사람들은 MBTI가 잘 맞는 것 같다고 느낄까? [바넘 효과(Barnum effect)](https://www.britannica.com/science/Barnum-Effect)도 이러한 느낌에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바넘 효과는 성격에 대한 일반적인 묘사를 했을 때 마치 자신에게 특정되는 묘사라고 느끼는 현상을 이야기한다.[6] MBTI의 각 유형을 설명하는 표현이 어떻게 보면 모든 사람들이 다 일정부분 가지고 있는 설명일 수 있다. 이러한 일반적인 설명인 경우 상당수 자신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설명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물론 이렇게 다양한 비판들이 모두 정당한 비판들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MBTI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혹시 자신도 이러한 함정에 빠지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볼 필요는 있어보닝다. 어쨌든 MBTI는 결국 이렇게 여러 비판에 부딪혀 결국에는 과학적 증명에는 공식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채로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좀 더 과학적인 성격 검사 방식은 없을까? 그래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은 성격 검사가 있다. 바로 big 5라고 불리는 Five Factor model 이다.
Big 5 (Five Factor model)
흔히 big 5라고 불리는 Five Factor Model(FFM)은 심리학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성격 모델이다. FFM은 우리가 성격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언어를 분석하여 만들어진 성격 모델로 5개의 축을 가지고 성격을 표현한다. 5개의 속성으로는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 or Intellect, Imagination, or Culture, O), 성실성(Conscientiousness or will to achieve, C), 외향성(Extroversion or Surgency, E), 우호성(Agreeableness vs. Antagonism), 신경증(Neuroticism vs. Emotional Stability)가 있다. [7]
흔히 앞 글자를 따 OCEAN이라 불리는 5개의 차원은 우리가 성격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일상적인 언어를 가지고 만들어진 것이다. 성격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형용사들의 성격을 구분하여 각 성격이 서로 최대한 다른 종류의 성격을 설명하도록, 즉 서로 최대한 독립적일 수있도록 하여 모든 성격을 5개의 축이 모두 설명할 수 있도록 하여 모델을 만들었다. 이러한 방식의 접근은 화자가 느끼는 바를 언어를 통해서 전달하려는 여러 시도가 성격을 나타내는 단어에 모두 반영되었을 것이라는 논리하에 시도된 연구이다. [7]
이러한 방식의 접근에 대해 언어나 문화에 따라서 성격이 표현하는 차원의 개수나 성격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문을 가지기 쉽지만,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대략적으로 5개의 차원으로 분류가 된다는 점, 그리고 그 단어들의 성격이 유사하다는 점이 이러한 연구 방식을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영어와 독일어는 5개의 차원으로 성격 용어가 분류되고 그 의미도 거의 유사하다. 하지만 영어와 중국어에서는 5개의 차원으로 성격 용어가 분류되지만 그 의미가 일대일 대응하지는 않는 경우도 있었다. 완벽한 결과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회에서 Big 5에서 고른 5가지 성격 특성이 적어도 언어를 사용하는 사회에서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성격의 차원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나아가 5개의 성격 특질이 생물학적으로 종 자체에서 나타나는 특성이거나 아니면 사람이 모였을 때 나타나는 심리학적 결과물일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7]
다만 아쉬운 점은 MBTI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문제이겠지만 자기 평가 방식의 검사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이 필연적으로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나온 결과물일 수 밖에 없다. 그러한 결과물이 성격 검사에 반영되기 때문에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은 다른 연구를 할 때 고려해야할 지점일 것이다.
Five Factor Model 각 요인 설명
Big 5의 각 요인에 대한 설명은 다음 사이트에서 가져왔다. [8]
[big5 인터넷 검사 카카오 같이가치](https://together.kakao.com/big-five)
이 사이트에서는 간단한 검사로 본인의 big5를 알 수 있으니 관심이 있는 분은 들어가서 검사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
‘개방성’은 새로운 것에 마음이 얼마나 열려 있는지 보여주는 성격 요소이다. 이 성향이 강한 사람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활동에 대해 강한 욕구가 있다. 그리고 익숙한 것들에 대해 쉽게 싫증을 느낄 확률이 높다. ‘개방성’ 성격 하위 요인으로는 ‘상상력’, ‘예술적 감수성’, ‘감정 존중’, ‘모험성’, ‘지적 호기심’ 그리고 ‘가치 진보성’이 있다.
성실성(Conscientiousness)
‘성실성’은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성향과 관련된 성격 요소이다. 해당 성향이 강한 사람은 목표지향적이며, 성취를 위해 성실히 노력한다. 더불어 일상 속 다양한 유혹들에 잘 넘어가지 않고 충동을 통제한다. ‘성실성’을 구성하는 요인에는 ‘자신감’, ‘계획성’, ‘책임감’, ‘성취욕’, ‘자제력’ 그리고 ‘신중함’이 있다.
외향성(Extraversion)
‘외향성’은 외부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여주는 성격 요소다. ‘외향성’이 강한 사람은 새롭고 강한 자극을 좋아하고, 활동적이다. 그에 반해 ‘외향성’ 점수가 낮은 사람은 친숙한 환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외향성’ 성격을 구성하는 하위 요인에는 ‘친밀감’, ‘사교성’, ‘리더십’, ‘활동성’, ‘흥미 추구’ 그리고 ‘명랑함’이 있다. 참고로 여기에서의 리더십은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말하는 정도를 뜻한다고 한다.
우호성(Agreeableness)
‘우호성’은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과정과 관련된 성격 요소이다. ‘우호성’ 성향이 강한 사람은 타인에 대한 신뢰도와 협조성 그리고 공감능력이 높다. ‘우호성’의 하위 요인으로는 ‘신뢰’, ‘강직함’, ‘이타주의’, ‘협조성’, ‘겸손함’ 그리고 ‘공감력’이 있다.
신경성(Neuroticism)
‘신경증’은 당신이 얼마나 민감한지 보여주는 성격 요소이다. ‘신경증’ 점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주변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해서 감정 기복이 심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그만큼 위험과 불행을 빠르게 감지하고 위기 대처 능력이 크기도 하다. ‘신경증’ 성격 하위 요인으로는 ‘걱정’, ‘분노’, ‘우울’, ‘자의식’, ‘충동성’ 그리고 ‘심약함’이 있다. 여기에서 자의식은 곤란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당황하거나 부끄러워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심약함은 긴습 상황과 마주했을 때 집중력을 잃는 정도를 뜻한다.
Big 5에 대한 비판과 반박
어떠한 학설이든 비판점이 제기되고 이러한 비판점을 어떻게 잘 대처하는지에 따라서 살아남는 이론이 되는지가 갈리게 된다. 그런 면에 있어서 FFM는 MBTI에 비해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성격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FFM에 대해서 4개 정도의 비판이 제기되었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방어를 했는지 하나씩 보도록 하자. [7]
첫 번째는 너무 적은 요소만 가지고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냐 하는 비판이다. 특히 외향성을 나타내는 E와 같은 경우 중간정도의 외향성을 가진 사람은 여러가지로 분류 될 수 있다. 그래서 추가적인 요소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제기되었던 것이다. 물론 새로운 공통 요인이 존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여러 테스트에 의해서 이러한 비판은 반박되었다. [7]
두 번째는 반대로 너무 많은 요소가 포함되었다는 비판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하는 학자들이 내세우는 성격 요인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 반면 FFM은 여러 학자들에 의해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더군다나 스스로 평가를 했을 때와 주변인이 평가를 했을 때에도 5개 요소로 나타나는 일관성을 보여 5개가 가장 적합한 정도의 성격 요인의 개수라고 어느 정도 결론을 내릴 수 있다. [7]
세 번째 비판은 자기 평가의 한계가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이는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하는 검사 방식에는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비판이고 상당히 중요한 비판이다. 하지만 FFM은 이를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R.Hogan(1990)에 따르면 FFM은 주변인의 보고와 자기 평가의 결과가 비슷했고 Fiske(1949)는 FFM과 비슷한 요인들을 가지고 검사했을 때 주변인에 의한 평가, 자기 평가, 전문가에 의한 평가가 상당히 비슷하게 나왔다고 보고했다. 따라서 FFM은 자기 평가가 가지기 쉬운 문제점에서 어느정도 자유롭다고 생각할 수 있다. [7]
네 번째 비판은 FFM에서 5개의 요소가 언어에 의해서 한정된 표현 방식 때문에 나타나는 임의의 요소들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어떤 개념이든 언어의 표현 한계가 우리의 인식 한계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특히 언어적 접근에 의해서 나온 FFM 역시 이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다른 문화권에서는 언어와 사고 방식의 차이로 인해 충분히 성격을 표현하는 말들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에 소개했었던 연구에서 여러 문화권에서 조사를 했을 때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factor들이 발견된다. 이러한 증거들은 성격을 나타내는 어휘들이 인간의 본성을 잘 반영하는 쪽으로 진화해왔다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해준다. [7]
결론
이렇게 성공적으로 다양한 비판들에 대해서 방어에 성공한 성격 모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성공은 하지 못했다. 여전히 사람들은 MBTI를 좋아하고 심지어 ‘MBTI는 과학이야’라고 하며 신봉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이는 앞서 말했듯이 MBTI의 특이한 특징인 유형화와 단순화 때문이다. 누군가 당신에게 ‘big 5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으면 ‘아 저는 O는 5점이구요, C는 4점이구요…’라고 대답을 한다면 어떻겠는가. 반면 ‘MBTI가 어떻게 되세요?’라고 물으면, ‘아 저는 INTJ’예요. 라고 대답하면 끝이다. 이러한 단순함이 MBTI를 삶에 적용시킬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사람들로 하여금 과학의 하나의 형태인 모델을 통해 ‘예측’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MBTI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만큼 MBTI에 대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MBTI는 각각의 유형이 전형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캐릭터는 극단적인 사례를 가지고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사례는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경계의 중간에 위치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존재하고 따라서 해당 유형에 속해있더라도 그러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인간은 불확실성을 없애고 자신의 예측 속에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편하게 느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에 사람들을 가둔다. 하지만 정작 사람은 그러한 틀에 갇히는 것을 싫어하고 자유를 갈망한다. 이러한 틀에 갇히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MBTI를 강요하는 것은 실례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MBTI는 자신의 발전을 저해하는 핑계가 될 수도 있다. ‘나는 계획을 잘 세우고 하고 싶은데 P라서 그런게 잘 안 돼’라는 것은 위안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핑계거리가 될 수도 있다.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성격이 타고난 것이며 노력을 해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MBTI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자신의 잘못이 아님을 이야기해주고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라는 핑계를 대게 만들 수도 있다. 실제로 매우 바꾸기 힘든 능력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시도해보고 노력하는 것과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는 것 사이에는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 따라서 MBTI를 상대방과 자신을 이해하는 도구로 활용하되, 상대방과 자신을 가두는 철창으로는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로 이 글을 마치려고 한다.
Reference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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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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