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기 최재원
“It was the best of times, it was the worst of times, it was the age of wisdom, it was the age of foolishness, it was the epoch of belief, it was the epoch of incredulity, it was the season of light, it was the season of darkness, it was the spring of hope, it was the winter of despair, we had everything before us, we had nothing before us, we were all going direct to Heaven, we were all going direct the other way.”
― Charles Dickens, A Tale of Two Cities
<서론>
“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였고,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고, 우리 앞에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고, 우리 모두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하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는 이 구절로 시작한다. 그러나 현재 다가오고 있는 ‘인공지능 혁명’은 프랑스 혁명보다도 사회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인공지능은 무엇이고, 어떤 점에서 세계 석학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까 두려워하는 것일까,그리고 과연 인공지능은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를 알아보기 전에 우선, ‘인공지능’의 구체적인 정의를 알아야 한다. 두산백과에서는 인공지능을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 자연언어의 이해능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1]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는 매우 포괄적인 정의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인공지능의 정의와는 차이가 있다. 우리가 인공지능이라고 말하는 것은 인공지능의 하위 분야인 ‘기계 학습(머신 러닝)’을 의미한다. 따라서 앞으로 이 글에서는 인공지능과 기계 학습(머신 러닝)을 같은 의미로 두고 혼용해서 서술하겠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을 바꿔서, 기계 학습이란 무엇인가? 컴퓨터 과학 측면에서 보자면 기계학습은 기존의 explicit programming[2] 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인공지능 연구의 개척자이자 머신 러닝이라는 용어를 맨 처음 만든 Arthur Samuel은 1959년 머신 러닝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Machine learning is the Field of study that gives computers the ability to learn without being explicitly programmed.”[3] 즉 머신 러닝은 인간이 짠 코드에 단순히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학습하는 알고리즘이다. 그렇다면 이런 인공지능(기계학습)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 것일까?
<인공지능은 어떤 식으로 배우는가?>
놀랍게도 인공지능은 인간의 신경세포인 뉴런에서 원리를 모방해서 만들어졌다. 뉴런의 원리는 다음과 같이 가지돌기에 들어온 다양한 신호들이 특정 역치 이상의 값을 전달하면 축삭 돌기로 신호가 전달되는 방식이다. 이를 모방해서 1943년 신경과학자인 Warren S. McCulloch과 논리학자인 Walter Pitts는 하나의 사람 뇌 신경세포를 하나의 이진(Binary)출력을 가지는 단순 논리 게이트로 설명했다. 여러 개의 input이 각각에 대한 가중치(Weight)값을 거쳐서 모두 더해진 후 일정한 역치값을 넘으면 output이 도출되는 방식이다. 이렇게 단순화된 원리로 동작하는 뇌 세포를 McCulloch-Pitts뉴런(MCP 뉴런)이라 부른다.


이 MCP 뉴런 하나는 하나의 논리 게이트일 뿐이다. 그러나 만약에 MCP 뉴런이 가중치들을 스스로 수정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 원리에서 고안된 것이 바로 가장 기초적인 형태의 인공지능이자 수많은 인공지능의 기본 단위라고 할 수 있는 퍼셉트론(perceptron)이다. Frank Rosenblatt이 1957년 고안한 퍼셉트론(Perceptron)은 MCP 뉴런으로 들어오는 각 입력 값에 곱해지는 가중치값을 자동적으로 학습하는 알고리즘이다. 퍼셉트론 알고리즘의 초기 가중치는 임의로 주어지지만, 이후 퍼셉트론 알고리즘에 입력된 값을 통해서 도출된 결과가 원래 주어진 ‘정답’과 일치한다면 가중치는 그대로 유지되고, ‘정답’과 다르다면, 가중치는 업데이트된다. 가중치를 업데이트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gradient descent 알고리즘이다. 이 방법은 ‘실제값과 예측값의 차이’의 제곱의 합을 미분함으로써, ‘실제값과 예측값의 차이’가 최소가 되도록 가중치를 조정한다. 퍼셉트론은 이렇게 정답을 최대한 많이 맞힐 때까지 가중치를 업데이트하고 더 이상 개선될 여지가 없다면 거기서 종료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한 개의 퍼셉트론은 주어진 입력 데이터에 대해서 출력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의 퍼셉트론이 여러 층을 이루고 있다면 더욱 효과가 좋지 않을까?
여러 층을 쌓는 퍼셉트론을 다층 퍼셉트론이라고 하는데, 다층 퍼셉트론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퍼셉트론의 구조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퍼셉트론은 도식화하면 다음 그림과 같이 입력층, 중간층, 출력층으로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중간층을 노드 또는 뉴런이라 부르며, 입력층은 다른 노드의 출력값이 입력값으로 입력되는 층이고, 출력층은 이 노드의 출력값이 다른 노드로 전달되는 층이다.
이와 같이 중간층이 하나의 노드로 구성되어 중간층과 출력층의 구분이 없는 구조를 단순 또는 단층 퍼셉트론이라 부르며, 아래 그림과 같이 중간층을 구성하는 노드가 여러 개이고, 이러한 중간층이 다수로 구성되어 있는 구조를 다층 퍼셉트론이라 부른다. 아래는 다층 퍼셉트론을 응용한 인공신경망 구조의 한 예시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다층 인공신경망을 통해서 학습하는 알고리즘을 딥 러닝(Deep Learning)이라고 말한다. 딥 러닝을 통해서 인공지능은 보다 더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인공지능의 발전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인공지능 vs 인간>
스티븐 호킹[4]부터, 일론 머스크[5], 빌 게이츠[6]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세계 석학들은 인공지능에 대해서 경계하고 조심하라고 말한다. 이들은 인공지능은 뛰어난 진보의 속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을 빠른 시일 내에 뛰어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이들의 주장이 일리가 있는 것인지는 비판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빠른 계산 속도를 가진다고 해서 인간보다 빠르게 진보하여 인간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인공지능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위협이 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에게 위협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해 보겠다.



수많은 프로그래머들의 코드를 저장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인 github에서는 최근, copilot이라는 인공지능을 출시했다. Copilot은 어떤 코드를 써야겠다고 글로 쓰면 그것을 바로 코드로 변환해준다. Copilot은 개발자들이 코드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사이트인 github에 올라와 있는 코드들을 학습하여 만들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Copilot은 단순히 유저가 어떤 함수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에 해당하는 함수를 만들어준다. 처음에 이것을 보고 copilot이 인간 개발자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영상을 계속 보다 보니 역시나 인공지능은 완벽하지 않았고, 결론적으로 인간을 완벽히 대체하기는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우선, 첫 번째로는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방식과 인간이 학습하는 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수많은 데이터를 인공신경망을 통해서 연관을 지어서 처리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학습량이 많이 필요하다. Copilot의 경우에도, Github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코드를 학습한 결과, 쉬운 코드를 작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에는 학습 데이터를 인공지능만큼 많이 필요로 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학습한다면 인공지능 이상의 결과물을 낼 수 있다. 이렇게 인간과 인공지능은 학습을 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학습의 효율성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의 인공지능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머신러닝이라는 인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학습을 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인공지능은 도구로서 이용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약인공지능이라고 부른다. 현재 존재하는 모든 인공지능은 약인공지능에 해당한다.
두 번째로는 인간은 인공지능에 의해서 대체될 존재가 아니라 인공지능의 도움을 얻어서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존재하는 약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는 다음과 같이 비유할 수 있다. “말이 인간보다 빨리 달린다고 해서 인간은 말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인간은 말을 타고 달리면 되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학습속도와 계산속도에 있어서 인간을 압도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인간처럼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 판단하는 메타인지 능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을 완벽히 모방하여, 메타인지 능력을 가지고 있는 강인공지능이 개발되지 않는 한, 인공지능은 인간이 보다 더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에 불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Copilot의 경우에도, 개발자들이 작은 코드를 하나하나 검색하거나 짜는 시간을 단축시켜주고, 알고리즘과 같은 보다 더 거시적인 흐름에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러면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은 영영 나올 수 없는 것일까? 현재 수준에서는 그렇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재, 기존의 기계학습 알고리즘 방식으로는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만들어야 한다. 결과를 주고 이를 통해서 인공지능을 만드는 현재의 top-down 방식이 아니라, 먼저 신경계를 모방한 뒤, 의식의 등장을 기대하는 bottom-up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그 해결책일 것이다. 예쁜 꼬마 선충의 커넥톰을 로봇에 업로드했더니 로봇이 예쁜 꼬마 선충처럼 행동했다는 유튜브 동영상( https://youtu.be/CIOVwq-4ZCk )에 나와 있듯이, 인간 뇌의 커넥톰(신경세포들의 네트워크)을 분석하고 그것을 컴퓨터에 업로드 하는 방식을 통해서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인간 수준의 강인공지능이 개발된다면 그 때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아직은 강인공지능이 개발되기 위해서 필요한 엄청난 양의 연산성능과 메모리를 감당하기 어렵고, 무엇보다도 인간의 뉴런을 완벽하게 모방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결론적으로 아직까지 인공지능은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 스스로 사고한다고 보기 어렵다. 의식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지금, 그리고 인간 뇌의 작동 원리도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을 만들려면 인간 의식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간 뇌의 기능은 어떻게 동작하는지 보다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만약 인공지능이 의식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더 읽어보고 싶다면 정신의학신문에 실린 다음 기사를 참고하길 바란다.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1659 [테슬라의 AI 로봇은 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1편)]
[1] <네이버 두산백과>: 인공지능,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40942&docId=1136027&categoryId=32845>
[2] 명시적 프로그래밍, 개발자가 짜 놓은 코드의 규칙대로만 작동하는 코드
[3] Samuel, Arthur L. (1959). “Some Studies in Machine Learning Using the Game of Checkers”. IBM Journal of Research and Development. 44: 206–226.
[4] 조일준, “스티븐 호킹의 경고…“인공지능 기술 개발, 인류 멸망 부를수도””, 「한겨레」, 2014년 12월 3일,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667299.html>
[5] 윤영주, ““5년 내 AI가 인간 추월한다”…일론 머스크의 경고”, 「Ai타임스」, 2020년 7월 28일, <http://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1077>
[6] 김지섭, “빌 게이츠 “인공지능 기술, 인류에 위협 될 것””, 「조선비즈」, 2015년 1월 29일<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1/29/2015012904418.html>
